해양 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s, MPAs):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주요 전략

해양 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s, MPAs): 해양 생태계 보전을 위한 주요 전략

 

해양 보호구역(MPAs)은 해양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특별 관리 구역입니다. 이 글에서는 MPAs의 정의, 목적, 유형, 효과 및 현재의 과제와 향후 전망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 해양 보호구역의 정의와 목적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MPA를 “자연을 장기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법적 또는 기타 효과적인 수단을 통해 인정되고, 전용되며, 관리되는 명확하게 정의된 지리적 공간"으로 정의합니다. 이 개념은 단순한 지리적 경계를 설정하는 것을 넘어 적극적인 보전 활동과 관리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MPAs의 주요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해양 생물다양성과 생태계 보호

- 어족 자원의 회복과 지속가능한 관리

- 과학적 연구와 교육의 기회 제공

- 기후변화 영향 완화 및 적응 지원

- 지속가능한 관광 및 레크리에이션 기회 제공

 

특히, MPAs는 해양 생태계의 전반적인 건강과 기능을 고려한 통합 관리를 목표로 하는 '생태계 기반 관리(Ecosystem-based Management)' 접근법의 핵심 요소입니다.

 

2. 해양 보호구역의 유형

 

IUCN은 보호 및 관리 목적에 따라 MPAs를 6가지 범주로 분류합니다:

 

I. 엄격한 자연보호구역 / 원시야생지역

   a) 엄정 자연보전지역: 인간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자연조건을 유지하는 구역

   b) 원시야생지역: 자연적 특성의 변화가 거의 없는 대규모 구역

 

II. 국립공원: 생태계 보호와 레크리에이션을 동시에 고려한 구역

 

III. 자연기념물: 특정 자연 특징을 보호하기 위한 구역

 

IV. 종 및 서식지 관리구역: 특정 종 또는 서식지 보호를 위한 적극적 관리가 이루어지는 구역

 

V. 육상/해상 경관 보호구역: 인간과 자연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된 경관을 보호하는 구역

 

VI. 자원관리 보호구역: 생태계 및 자연 자원의 지속가능한 사용을 허용하는 구역

 

이 분류 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이지만, 각국의 상황에 따라 수정되어 적용되기도 합니다.

 

3. 해양 보호구역의 생태학적 효과

 

잘 관리된 MPAs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생태학적 효과를 보여줍니다:

 

a) 생물다양성 증가: 

Science 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 연구(Lester et al., 2009)에 따르면, MPAs 내에서 종의 풍부도가 21% 증가하고, 생물량이 평균 446% 증가했습니다. 포식자와 대형 어종의 회복이 특히 두드러집니다.

 

b) 어족 자원 회복: 

MPAs는 '유출 효과(spillover effect)'를 통해 주변 해역의 어족 자원 회복에도 기여합니다. Nature지에 발표된 연구(Halpern et al., 2010)에 따르면, MPA 경계로부터 1~12km 떨어진 지역에서도 어획량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c) 생태계 회복력 향상: 

MPAs는 기후변화, 해양 산성화 등의 위협에 대한 해양 생태계의 회복력을 높입니다. 예를 들어,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의 MPAs에서는 산호 백화현상 후 회복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Mellin et al., 2016).

 

d) 탄소 격리 촉진: 

MPAs, 특히 맹그로브, 해초지, 염습지 등 '블루 카본' 생태계를 포함하는 MPAs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4. 해양 보호구역의 사회경제적 효과

 

MPAs는 생태학적 효과 외에도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제공합니다:

 

a) 어업 생산성 향상: 

장기적으로 MPAs는 주변 해역의 어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 아포섬 MPA에서는 인근 어장의 어획량이 헥타르당 연간 10kg에서 17kg으로 증가했습니다(Russ et al., 2004).

 

b) 관광 수입 창출: 

잘 관리된 MPAs는 생태관광의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 해양공원은 연간 56억 호주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64,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지원합니다(Deloitte Access Economics, 2017).

 

c) 연안 보호: 

맹그로브 숲, 산호초 등을 포함한 MPAs는 폭풍과 해일로부터 연안 지역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d) 문화적 가치 보존: 

많은 MPAs는 지역 공동체의 전통적인 해양 이용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5. 전 세계 해양 보호구역 현황

 

2021년 기준, 전 세계 해양의 약 7.7%가 MPAs로 지정되어 있습니다(UNEP-WCMC and IUCN, 2021). 그러나 이 중 완전히 보호되는 '엄정 보호구역(fully protected areas)'은 2.7%에 불과합니다. 주요 국가별 MPA 지정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팔라우: 자국 해역의 80% 이상을 MPA로 지정

- 영국: 해외영토를 포함해 약 38%를 MPA로 지정

- 미국: 자국 해역의 약 26%를 MPA로 지정

- 한국: 자국 해역의 약 2.5%를 MPA로 지정 (2020년 기준)

 

6. 해양 보호구역의 과제와 한계

 

MPAs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제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a) 불충분한 관리와 집행: 

많은 MPAs가 '서류상 공원(paper parks)'에 그치고 있습니다. Science Advances지에 발표된 연구(Gill et al., 2017)에 따르면, 전 세계 MPAs의 약 35%만이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b) 기후변화의 영향: 

해수 온도 상승과 해양 산성화와 같은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응적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기후 스마트(climate-smart)' MPA 설계가 제안되고 있습니다.

 

c) 이해관계자 간 갈등: 

어업, 관광, 자원 개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조정해야 합니다. 참여적 관리(participatory management) 접근법이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d) 연결성 부족: 

개별 MPAs 간의 생태적 연결성을 고려한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며, 이는 이동성이 큰 해양 생물의 보호를 위해 특히 중요합니다.

 

e) 모니터링과 평가의 어려움: 

광범위한 해양 환경에서 MPA의 효과를 정확히 측정하고 평가하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위성, 드론, 환경 DNA(eDNA) 분석 등 새로운 기술의 활용이 이러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미래 전망과 '30 by 30' 목표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해양의 30%를 MPAs로 지정한다는 '30 by 30' 목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2년 12월 몬트리올에서 열린 UN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서 채택된 '곤명-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의 핵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a) 대규모 MPAs 지정: 

공해(公海)를 포함한 대규모 MPAs 지정을 통해 보호 면적을 확대해야 합니다. 2022년 3월 채택된 UN 공해 생물다양성 협약(BBNJ)은 이러한 노력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입니다.

 

b) 효과적인 관리: 

단순한 면적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응적 관리(adaptive management) 접근법이 중요합니다.

 

c) 지역사회 참여: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통해 MPAs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합니다. 특히 원주민과 지역 공동체에 대한 전통적 지식을 MPA 관리에 통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d) 혁신적 기술 활용: 

위성, 드론,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모니터링 및 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Global Fishing Watch와 같은 플랫폼은 위성 데이터를 활용하여 전 세계 어업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합니다.

 

e) 국제 협력 강화: 

국경을 넘는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지역해 프로그램(Regional Seas Programme)과 같은 국제 협력 시스템의 강화가 필요합니다.

 

결론

 

해양 보호구역은 해양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핵심 전략입니다. MPAs의 확대와 효과적인 관리는 해양 환경 보호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어업, 관광,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30 by 30' 목표를 달성하려면 국제사회의 협력과 함께 각국 정부, 지역사회, 과학계, 그리고 시민사회의 공동 노력이 필요합니다. 

 

MPAs를 통해 해양 생태계의 건강을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해양 경제를 실현하며,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필수 투자입니다. 우리 모두가 해양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MPAs의 확장과 효과적인 관리를 지원할 때, 우리는 미래 세대에게 더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해양 환경을 물려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