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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생태계 보전

유엔 해양법협약: 해양 질서의 헌법

by 해양길잡이 2024. 9. 19.

유엔 해양법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UNCLOS)은 해양과 관련된 모든 활동에 대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는 국제 조약입니다. 1982년 채택되어 1994년 발효된 이 협약은 해양 자원의 이용, 환경 보호, 과학 연구, 분쟁 해결 등 해양과 관련된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흔히 '해양의 헌법'이라고 불리는 이 협약은 전 세계 해양 질서의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협약의 배경과 발전 과정

 

유엔 해양법협약의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58년과 1960년에 열린 제1차, 제2차 유엔 해양법회의는 일부 성과를 거두었지만, 영해의 폭 등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1967년 몰타의 아르비드 파르도 대사가 유엔 총회에서 '인류 공동 유산' 개념을 제안한 것을 계기로, 1973년부터 1982년까지 제3차 유엔 해양법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9년간의 협상 끝에 1982년 12월 10일, 자메이카 몬테고베이에서 유엔 해양법협약이 채택되었습니다.

 

협약은 60개국이 비준한 1년 후인 1994년 11월 16일에 정식으로 발효되었습니다. 2024년 7월 현재 169개국과 유럽연합이 이 협약의 당사국입니다.

 

협약의 주요 내용

 

유엔 해양법협약은 320개의 조항과 9개의 부속서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은 주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 해양 영역의 정의: 

   - 영해(12해리), 접속수역(24해리), 배타적 경제수역(200해리), 대륙붕 등 해양 영역을 명확히 정의하고 각 영역에서의 연안국과 타국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합니다.

 

2. 항행의 자유: 

   - 공해에서의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고, 영해에서의 무해통항권, 국제해협에서의 통과통항권 등을 규정합니다.

 

3. 해양 자원의 이용: 

   - 배타적경제수역에서 연안국의 생물자원 및 무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면서, 타국의 어업권도 일정 부분 보장합니다.

 

4. 심해저 자원: 

   - 국가 관할권 밖의 심해저와 그 자원을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규정하고, 국제해저기구를 통한 관리 체제를 수립합니다.

 

5. 해양 환경 보호: 

   - 모든 국가에 해양 환경을 보호하고 보존할 의무를 부과하며, 해양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 협력을 촉구합니다.

 

6. 해양 과학 조사: 

   - 모든 국가와 국제기구의 해양 과학 조사 권리를 인정하면서, 연안국의 관할 수역에서의 조사에 대한 규제 권한도 부여합니다.

 

7. 분쟁 해결: 

   - 해양법 관련 분쟁 해결을 위한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설립 등 다양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제공합니다.

 

협약의 의의와 영향

 

유엔 해양법협약은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습니다:

 

1. 해양 질서의 통일: 

   -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해양법 체계를 제공함으로써 해양 이용에 관한 국제적 규범을 확립했습니다.

 

2. 연안국 권리의 확대: 

   - 배타적경제수역 개념의 도입으로 연안국의 관할 범위를 크게 확대했습니다.

 

3. 개발도상국의 이익 고려: 

   - 심해저 자원 개발에 있어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고려하는 등 국제 형평성 증진에 기여했습니다.

 

4. 해양 환경 보호 강화: 

   - 해양 환경 보호에 관한 포괄적인 규정을 도입하여 국제 환경법 발전에 기여했습니다.

 

5. 평화적 분쟁 해결 촉진: 

   - 다양한 분쟁 해결 메커니즘을 제공함으로써 해양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촉진했습니다.

 

현재의 도전과 과제

 

유엔 해양법협약은 해양 질서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다음과 같은 도전과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1. 미국의 미가입: 

   - 세계 최대 해양 강국인 미국이 여전히 협약에 가입하지 않고 있어, 협약의 보편성에 한계가 있습니다.

 

2. 새로운 기술과 이슈: 

   - 심해저 광물 자원 개발, 해양 유전자원 이용 등 협약 채택 당시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이슈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3. 영토 분쟁: 

   - 남중국해 등지에서 영토 분쟁이 지속되고 있어, 협약의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갈등이 있습니다.

 

4. 기후변화 대응: 

   -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협약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5. 이행의 문제: 

   - 많은 국가들이 협약에 가입했지만, 실제 이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결론

 

유엔 해양법협약은 채택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해양 질서의 근간으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해양의 평화적 이용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이 협약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과 과제에 대응하며 협약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해양이 인류 공동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자원이자 공간임을 인식하고, 협약의 정신에 따라 모든 국가가 협력하여 해양의 지속가능한 이용과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